연합뉴스
한국식품산업협회 등 13개 관련 단체는 지난 9일 공동 건의서를 내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비닐·필름·페트 용기 등 주요 포장재 원료 수급이 한계에 이르렀고 일부 품목 재고는 약 2주 수준에 불과하다"며 △식품 포장재 원료 우선 공급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 지원 △관련 규제의 탄력적 운영 △행정·통관 절차 신속화 등을 요구했다.식품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단순한 원가 부담 수준이 아니다. 포장재가 없으면 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에 공급할 수가 없다. 식품 포장재에 쓰이는 비닐과 페트 등은 원유에서 추출하는 나프타를 PP(폴리프로필렌), PE(폴리에틸렌) 등으로 가공해 만든다. 하지만 중동발 전쟁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포장재 원료 수급 불안이 심화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도착한 마지막 중동산 원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해협을 빠져나와 지난달 20일 충남 서산 대산항에 입항한 유조선 '이글 벨로어'호 물량이다. 이후 중동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유조선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이에 따라 나프타는 물론이고 나프타를 활용한 PP, PE 등도 기존 재고분으로 버티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가격 상승과 재고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서울 중구 방산시장 '비니루 골목' 한 상인은 "올해 초 1m에 300원대이던 비닐 가격이 현재는 500원대로 약 40% 뛰었다"며 "그나마도 주문은 밀려 있는데 물건이 제때 안 들어와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식품업계 안팎에서는 개별 기업들이 보유한 포장재 재고가 통상 1~3개월 수준에 그치고 일부 품목은 더 빠듯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기존 계약 물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5월이 1차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자재 수급이 막힌 상태이기에 개별 식품회사가 조달처를 바꾸거나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 식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탓이다.
특히 비닐과 필름 포장 비중이 높은 라면·과자·빙과·냉동식품 등이 직접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크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포장지 재고가 한 달 가량은 남아 있지만 수급이 막혀 어려운 처지"라며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비주력 제품부터 생산 조정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프타 대란 식품업계 '포장재 쇼크'… 수급 불안
나우경제기자 2026-04-10 09:16:51
연합뉴스
한국식품산업협회 등 13개 관련 단체는 지난 9일 공동 건의서를 내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비닐·필름·페트 용기 등 주요 포장재 원료 수급이 한계에 이르렀고 일부 품목 재고는 약 2주 수준에 불과하다"며 △식품 포장재 원료 우선 공급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 지원 △관련 규제의 탄력적 운영 △행정·통관 절차 신속화 등을 요구했다.식품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단순한 원가 부담 수준이 아니다. 포장재가 없으면 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에 공급할 수가 없다. 식품 포장재에 쓰이는 비닐과 페트 등은 원유에서 추출하는 나프타를 PP(폴리프로필렌), PE(폴리에틸렌) 등으로 가공해 만든다. 하지만 중동발 전쟁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포장재 원료 수급 불안이 심화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도착한 마지막 중동산 원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해협을 빠져나와 지난달 20일 충남 서산 대산항에 입항한 유조선 '이글 벨로어'호 물량이다. 이후 중동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유조선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이에 따라 나프타는 물론이고 나프타를 활용한 PP, PE 등도 기존 재고분으로 버티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가격 상승과 재고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서울 중구 방산시장 '비니루 골목' 한 상인은 "올해 초 1m에 300원대이던 비닐 가격이 현재는 500원대로 약 40% 뛰었다"며 "그나마도 주문은 밀려 있는데 물건이 제때 안 들어와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식품업계 안팎에서는 개별 기업들이 보유한 포장재 재고가 통상 1~3개월 수준에 그치고 일부 품목은 더 빠듯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기존 계약 물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5월이 1차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자재 수급이 막힌 상태이기에 개별 식품회사가 조달처를 바꾸거나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 식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탓이다.
특히 비닐과 필름 포장 비중이 높은 라면·과자·빙과·냉동식품 등이 직접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크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포장지 재고가 한 달 가량은 남아 있지만 수급이 막혀 어려운 처지"라며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비주력 제품부터 생산 조정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